글적글적

시인 윤동주

운동화 2014. 4. 3. 22:43

오늘 서울도성걷기를 하면서 부암동 윤동주 문학관을 갔었다.

문학관에서 후배 정병욱에게 건넨 친필 원고를 보고는 눈물이 났다.

문학관에서 그에관한 영상을 보는데........

가슴 한켠이 아련했다.

 

고등학교 1학년때  윤동주의 시를 처음 접했다.

나또한 나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으로 치열했던터라 

서시와  별을 헤는 밤 역시 좋았지만

<길>과 <자화상> 이란 시가 내겐 더 와닿았다.

그리고 그해 광복절날 윤동주 시인에 대한 다큐를 보고 펑펑울었던 기억이 있다.

자신과의 끊임 없는 갈등에서 방황하고 고민하던 청년 윤동주가 참 공감이 되었다.

창씨 개명으로 <참회록>을 쓰고,   시가  쓰여지는 것 조차 부끄러워 했던 그였다.

짧은 생이지만 치열했던 그의 삶에 공감하며 그가 남긴 시들은 참으로 가슴을 파고든다..

 

윤동주 문학관의 닫힌 우물 영상실은 암울한 시대, 윤동주의 절망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길 / 윤동주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엔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포기 없는 이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

 

자화상

 

 윤동주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

 

시인 윤동주

1917   12월 30일 중국 길림성 화룡현 명동촌 출생

1925   명동소학교 입학

1936   일제의 신사참배 강요에 대한 항의 표시로 숭실중학교 자퇴

          용정 광명학교 중학교 4학년 편입

1938   연희전문학교 문과에 입학

1940   연희전문학교 문과에 입학한 정병욱과 교류

1941   연희전문학교 졸업기념으로 19편의 시를 묶어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시집을 내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함

1942   부친의 권유로 일본유학 결심. <히라누마>로 창씨개명 <참회록>을 씀

          4월 릿쿄대학 문학부 영문과 입학

          10월 교토 도시샤대학 영문과 전입학

1943   7월 10일 사촌 송몽규가 교토 시가모경찰서에 독립운동혐의로 검거

          나흘후 귀향길에 오르려 준비하던 윤동주도 같은 혐의로 검거

1944   윤동주와 송몽규는 교토지방재판소에서 치안유지법 제5조 위반

          (독립운동) 죄로 징역2년. 후쿠오카 형무소로 이동

1945   2월 16일 오전 3시 36분 윤동주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옥사

          3월 7일 송몽규 옥사

1948   유고 31편을 모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시집출간...............(윤동주 문학관 안내서 참조)

   

'글적글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설화, 나현이 집에 온날~  (0) 2014.05.25
2014년 봄꽃들~   (0) 2014.04.10
명용이 새우~  (0) 2014.03.23
2013년 11월 공연  (0) 2014.02.15
명절준비................  (0) 2014.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