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적글적

은우 이야기

운동화 2016. 1. 14. 21:19

북부장애인종합복지관에 근무할 당시 많은 아이들을 만나고 거쳐갔다.

그중에 이쁜 은우가 있었다.

은우의 주 장애는 자폐였다. 하지만 상호 소통이 가능한 아이였다.

은우 어머니는 은우에게 항상 최선을 다하시고 주변에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노력하셨던 분 같았다.

은우는 줄이 꼬인 것을 지나치지 못했다.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길을 가다가

핸드백, 가방 끈이 꼬인 것이 보이면 이유 불문하고 다가가 끈을 풀려고 했다.

영화 말아톤의 초원이가 얼룩말 무늬 치마를 입은 여자의 엉덩이를 만진 것과 같다.

그래서 이상해 하고 불쾌해 하는 상대방에게 사과를 하고 못하게 하면,

그때부터 슬프게 울었던 기억이 있다.

한번은 복지관에 늦게 와서 전화를 하니 어머니가 김밥을 하려고 준비하였는데

은우가 김밥을 망쳐놓아 야단치고 있었다고 했다.

어머니는 할 수 없으면 가만히 있으면 김밥을 만들어 줄텐데..

잠깐 다른 것을 하는 사이 엉망을 만들어 놓았다고 했다.

어머니에게 무엇을 하려는 자폐아이들은 굉장히 드물고,

그것을 하려고 하는 은우는 사회에 적응하여 살아갈 수 능력이 다른 사람보다 높다고 설명을 했었던건 것 같다

이후 복지관에서 하는 잘잘한 것들을 상담하고 일상생활에서 이야기를 하고 했던 기억이 있다.

복지관 프로그램을 종료하던날 어머님이 " 선생님 덕분에 은우를 더 이해하게 되었어요." 라고 해주셨다.

복지관을 그만두고 몇년뒤 언젠가 번동 길에서 은우와 어머님을 만났는데..

은우가 " 하보영 선생님! " 하고 먼저 알아보고 다가왔다. 자폐아이들은 잊어버리는 것이 없다.

참 반가웠는데..

그리고 가끔씩 아주 가끔씩 연락을 주신다..

이번 연말에 새해인사로 카톡을 주시고, 은우 사진을 보내왔다.

이제 서른 살이 되어 갈거다.....이미 되었나?  은우가 이쁜 아가씨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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