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4일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물저수조를 청소한다고 하루치 물을 미리 받아놓으라는 공고가 뜨고 방송도 한다.
14일 퇴근을 해서 집에 들어가니 어머니께서 욕조에 물을 가득 받아 놓으셨다.
15일 출근을 하고 근무를 하고 16일 집에 가니 욕조에 받아논 물이 먼지가 조금 가라 앉은채 그대로 있다.
단수가 09시 30분 부터 오후 5시 까지 였으니 아침에 학교에 가서 9시가 넘어 들어오는 아이들에게는 욕조에 받아 논 물을 쓸일 없다.
세면기 수도 꼭지만 틀면 물이 나오니 욕조의 물을 쓸 이유가 없는 것이다.
빌라에 살때 세면기 배수관이 고장나서 고치지 않고 이사올 때 까지 살다가 올해 의정부로 이사를 오면서 고쳤다.
아이들이 물 씀씀이가 헤펐다.
그래서 물통의 물을 받아서 바가지로 떠서 쓰라고 세면기를 고쳐주지 않았다.
내가 어렸을때 대구에서 3번쨰로 이사간 집은 시내였지만 대구에서 지대가 높은 곳이었다.
내가 유치원 다닐때 이사를 갔으니 70년대 말 80년대 초 쯤 되나 보다.
수도는 보급이 되었으나 물이 잘 나오지 않았다.
1주일에 두어번 급수차가 오면 모든집들이 서로 먼저 뛰어나가 물을 받으려고 줄을 섰다.
내 기억에도 부엌에 통이 깊은 고무 다라가 있었고, 수도가에는 아주 큰 여름에는 물을 받아 마당 수영장으로 쓰는 고무다라가 있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서 급수차를 보면 제일 먼저 뛰어가 엄마를 불렀고, 엄마가 없으면 양동이와 작은 다라들을 들고나가 줄을 서서 기다렸다.
일단 물을 받아 놓고 엄마가 오면 같이 들고가 물을 채웠던 기억이 있다.
받아온 물들은 아껴서 썼다. 세수하고 그물로 걸레빨고, 마당 청소하고......
물을 받지 못한 날은 낮은 지대에 공동 수도를 쓰는 데로 가서 얼마의 돈을 주고 빨래를 했던 기억이 있다.
따뜻한 물도 요즈음은 수도꼭지 방향만 틀면 나오지만 내가 고등학교때 까지만 해도 우리집은 연탄보일러였다.
연탄아궁이에 높이를 서로 달리한 호스가 달린 뚜껑을 덮어 놓으면 물이 순환하여 통의 물이 데워졌다.
물을 쓰면 반드시 채워놓아야 했다.
키가 크기 전에는 통이 높아 물을 채우려다 쏟아서 연탄물을 꺼뜨린 적도 있었다.
귀찮아서 물을 채워 놓지 않아 열기에 고무 호스가 녹아 엄마에게 혼나적도 있었다.
이렇듯 내 유년 시절만 해도 물은 귀했다.
욕조에 가득 담긴 물을 보면서 요즈음 아이들은 절대 가질수 없는 유년시절의 내 기억들이 소중해 졌다.
욕조의 물들을 그냥 버리자니 도저히 마음이 허락하지 않아 청소를 해서 걸래를 빨고, 욕실도 청소하고,
퍼서 화분에 물도 주고 다 썼다.
지금의 이 편리함에서 우리 아이들이 가지고 갈 추억이 있을까? 생각해 본다.
" 우리 엄마는 세면기 고장났는데 안 고쳐줬다. 그래서 우리는 바가지로 떠서 대야에 물을 담아서 섰어!"
이정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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