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보영 이야기

긴~ 추석 연휴

운동화 2010. 9. 24. 00:58

추석연휴가 참 길다. 8일을 쉰다.

학교의 많은 선생들이 망설임 없이 여행을 떠나는것을 보고 좀 그랬다.

 

그리고 긴연휴 어찌해서 대구를 갈까?  며칠동안 머리를 굴렸다.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 연휴가 긴데 23일날 대구에 갈까?

- 만데 올라꼬?  아빠 제사때 오고 마 쉬거라.

- 엉............  그럴까? 알았다.

 

엄마의 한마디에  그냥 수긍하고 말았다.

 

이번 추석에는  물가가 비싸져서 돈은 여느때 보다  조금 더 들었지만  준비는 빨리 끝났다.

 

그리고 음식준비도 빨리 끝났다.

 

시집오고 여태껏 어머님 준비하시고 형님과 같이 일하면서 명절들을 보냈다.

영호씨는  거들어줄까? 하는 생각도 하지않는것 같아서 그냥 그렇게 어머님 ,형님, 나 이렇게 준비하고 했다.

 

동서가 들어오고 동서가 설거지를 할때 항상 도련님 아니 서방님이 옆에서 거들었다.

자기마누라 힘들까봐 거드는거 어찌 하겠나 싶고 부럽기도 하고 했다. 그냥 그것 뿐이었다.

 

그리고 동서가 들어오고 첫 명절인 설날을 맞이했다.

우리 시집은 만두를 많이 한다. 상상을 초월하게 많이 한다.

명절때 먹고, 또 네 집이 싸가서 한 2주동안 먹을 만두를 하니 양도 많고 손도 많이간다.

고기도 손으로 다지고 무우두 긁고.. 김치도 썰고 암튼 많다.

이 고단한 만두 만드는 작업을 밤이 되도록 해도 영호씨는 거들어 준적이 없었다.

어머니와 형님과 내가 지쳐 있는것이 보이면 그만하라고 했지 거들어 주진 않았다.

 

동서가 만두를 만들자 처음 며느리를 본 시아버지 마냥 안스러워 했다.

 

- 아주버님도 한번  한번 만들어 보실래요?

 

하는 동서의 소리에 얼른 다가가서 앉고 만두를 빚는다.

 

- 형님 아주버님이 만두를 아주 잘 만드세요. 

 

하는 동서의 소리에 속에서 뭔가가 올라왔다. 도련님이 동서를 위해주는 것은 그냥 그랬다.

지 색시 위하는 것을 뭐 어쩌겠나.

그런데 영호씨는 아니다. 그 숫한 명절날 한번 도와준 적이 없는데..

어머님과 누나가 마냥마냥 일해도 그렇게 안스럽게 보진 않았다.

 

내가 돌아보자 자랑스럽게 만두를 들어보인다. 아무말 안했다.

그러자  < 잘 만들지?> 한다.  한마디했다.

 

-  꼴뵈기 싫어!!!

-  왜 안 예뻐?

-  꼴 보기 싫다구!!

 

나의 이 한마디에  자기가 잘못한게 뭐냐고 영호씨는 물었고  집안 분위기는 엉망이 되었다.

나는 입을 닿았다.  그리고 그날 내가 왜 화를 내었는지 영호씨는 지금까지 모른다.

그리고 다시 명절일을 거들지 않았다.

 

동서는 명절 전날까지 일을 한다. 그래서 인지 나에게 수고한다고  10만원씩 준다.

처음에는 너무 어색하고 이상해 하지말라고 했다. 

하지만 6번의 명절을 거치면서 마다 당연한 의례처럼 주고받는 것이 되었다.

하지만 받을땐 역시 어색하다.

 

그래서 이번 추석에는 나도 조그만 봉투를 준비했다. 명절때 나만 받으란 법 없으니 오만원을 넣어서 주었다.

서진이 옷이라도 사주라고........ 주는 손도  부끄럽긴 마찬가지다.

 

영호씨가 송편을 만들었다. 반죽도 하고 송편도 빚고.. 참 토란도 깐다고 달라고 했다.

그일이 있은 후 처음으로 거드는 거다.  떡만들기가 아주 빨리 끝났다.

형님이 아주 좋아한다. 진짜 빨리 끝났다고 영호가 도워줘서 그렇다고 연신 칭찬이다.

힘있게  치대어진 반죽으로 빚은 송편이 쫄깃하고 맛있다.

 

민주도 송편을 많이 먹는다.

 

이번 명절은 일이 힘들지 않았다. 추석 다음날 어깨가 뻐근하긴  했지만  기분이 좋았다.

 

김영호가 거들어 주어서 그런가 보다.

 

긴 추석연휴 지금이라도 대구갈까?  망설이고 있다.  아버지 안 계신 첫 추석이다.

 

민주가 엄마는 왜 명절때 대구안가?  나하고 둘이서 갈까?   했는데...

 

혼자서라도 가볼까? 말까? 추석연휴가 끝나야 망설임도 끝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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